2024년 10월 초의 사유: ⎆어려움을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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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함께 벅차오르는 나름 책 쓰는 사람...으로서 (채식주의자 영어판 부커상 때 기념으로 산 사람) 책 얘기를 해볼까 하다가, 다들 책 얘기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0^ 아무도 책 얘기 안 할 때 하려고요. 대신 책 생각하다가 생각난 무엇으로 주제를 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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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의 사유서 주제는 '어려움을 사랑하기'입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알아주는 효율 인간으로 지하철에서도 내려야 하는 출구와 가깝고 환승하기 용이한 차 칸을 확인해 타곤 하는데요. 이런 저여도 책을 살 때는 효율을 따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는 게 효과적인 소비일 테고, 괜한 모험을 하지 않고 리뷰를 꼼꼼히 읽은 후 좋다는 책을 사거나 추천받아 사거나 하면 효율적인 도서 구매 임무를 완수하게 되겠죠. 하지만 책을 만들어 본 후부터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아무리 하수일지언정 그래도 책 뒤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어 버려서, 동네 서점과 대형 서점의 차이나 통상 위탁 판매라 책이 서점에 풀려도 그 자체로는 출판사에 이윤이 생기지 않는다는 구조를 알고 나니 효율과 멀어졌습니다.
이제는 읽고 나서 오~ 이 책 좋은데? 싶은 한 권의 책을 찾기 위해 몇 권의 상관없는 책을 사는 어려운 소비를 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그 어려움들이 있었기에 제가 좋았던 책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모험하지 않았으면 찾지 못했을 책도 많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어려움을 사랑하자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2024-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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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말은 언제든지 의견함으로 슝 날려주세요.
📥 1유로 프로젝트는 다른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뉴스레터에서 봤었는데 이런 관점에서 또 다른 예시들과 함께 보니 새롭네요, 같은 것을 봐도 생각해 볼 부분은 참 많다고 느껴요. 딱 1원의 기준이 아니더라도 작은 것으로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무래도 기부가 그렇겠죠? 기부하고 있는 곳 중에 곧장기부라고 있거든요, 모금 현황도 확인할 수 있는데 모두가 그렇게 조금씩 모아서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단 게 큰 의미가 있는거라 생각됐어요, 근데 이렇게 보니 1원에서 1만원이면 큰 돈인가싶기도 하고 ㅎㅎㅎ 책 이야기만 하자면 최소한의 이웃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를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이란 표현이 있는데 참 와닿았었거든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신념, 생각을 지키는 일 그 자체가 결국 서로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보내는 일들조차말이에요, 사유서 내용이 참 좋네요 너무 어렵지 않게 생각해볼 일들이 많은 것 같아서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혜현의 답장 💌 듣고 보니 기부가 딱 그런 경우에 포함될 수 있겠네요. 작은 것이 큰 게 되어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저도 달에 오천 원씩 기부하고 있는 재단이 있는데 나중에 소득 신고ㅋㅋㅋㅋ 할 때 보면 은근히 많아서 놀란다니깐요(좋은 의미로). "우리 모두는 서로를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 말씀 공감이에요. 서로를 지키는 일이라 해서 적극적인 액션을 떠올리기가 쉽지만, 그리고 물론 그것도 지키는 일에 포함이지만, 제일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자기의 위치와 생각을 명확히 알고 지키는 일인 것 같아요. 허지웅 작가의 <최소한의 이웃>인거죠? 간간히 추천 글만 보고 읽진 못했는데 읽어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헿 읽어 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사유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존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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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길은 쉽다. 삶을 헤쳐 나가는 것보다 술에 기대는 것이 쉽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쉽다. 아이를 사랑으로 기다리는 것보다 화내는 것이 쉽고, 약자를 배려하는 것보다 이기적인 게 쉽다.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보다 단점을 찾는 게 쉽고, 누군가의 성공을 축하하는 것보다 질투하는 게 쉽다.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것보다 반칙하는 게 쉽고, 잘못된 것을 말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게 쉽다. 그러니 삶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언제나 옳은 길은 어렵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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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림 카피라이터가 매년 제작하는 문장 수집 에세이 <나를 움직인 문장들> 2022년 독립출판 판에 수록된 트위터 글 중 하나입니다. 원출처는 당시 트위터 @woojihyun_ 으로 책에 기록되어 있으며, 직접 찾아보려 했는데 게시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웹에 검색하면 나오긴 하지만 직접 본래 출처에서 스크린샷하지 않고 가져오는 일은 지양하고 있어서 생략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나이가 들수록 학창 시절과 비슷한 빈도로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렵고 챙기기도 어려워지잖아요. 우리 삶이 바빠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시간도 없고 겨를도 없고요. 일일이 안부를 전하고 연락하는 것도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굳이, 하면서,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하면서 '그냥' 하는 연락들은 점점 줄어들잖아요. 그게 삶에서 쉬우니까요. 오늘 생각 나는 사람에게 잘 지내냐는 다정한 안부를 물어봅시다. 아무 이유 없는 연락을 해봅시다. 그 메시지가 꼭 필요한 날이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저는 방금 했습니다ㅎ.ㅎ 전 평상시에 다정함과는 좀 거리가 멀지만... 무미건조하게...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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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패멀라 폴, 이다혜 옮김 | 생각의 힘 (40쪽)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 복복서가 (24쪽), (5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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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최적화된 경로만을 따라가다 보면 대안 경로와 예상치 못한 우회로를 잃게 되는 일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훨씬 더 무형의 것이고 가장 되찾기 어렵다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능력'도 잃게 된다. 여행 중 길을 잃는 것은 최악의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최고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가운데 우연에 굴복하고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거대하고 외로운 행성에서 우리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 때때로 우리는 연결 신호를 잠시 잃었다가 다시 찾기도 하는데, 이럴 때면 마침내 발견되었다는 쾌감을 다시 느끼기도 한다."
﹆ 요즘은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으로 길 잃는 경우가 없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언급되었습니다. |
"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작가가 비자 없이 중국에 갔다가 공항에서 추방당한 경험을 첫 에피소드로 쓰며 언급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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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고 왜소하니까 묻힐 수 밖에 없어요. 일단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
(1라운드 후)
기대에 찬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데, 분위기가 달라졌구나. '뭐 별 거 없겠네' 했던 사람들의 표정들이 바뀌어 있었다. 너무 피지컬이 비교가 되죠. 근데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다른 걸 더 해서 증명해 내자. 피지컬 좋은 사람보다 열 배는 열심해 해야 하고 백 배는 더 해야 하고.
﹆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피지컬 테스트, 신체적인 타고남과 기본기를 테스트해 레벨을 나눴는데요. 정혜성 무용수는 다른 무용수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피지컬이었지만, 노력으로 경연의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 보다가 '분위기가 달라졌구나' 여기서 왜 제 심장이 쿵 하던지. 모델의 재능은 보자마자 3초면 판가름 난다는 말처럼, 무용도 신체적 조건이 진짜 결정적이라는 걸 <스테파>를 보면서 절절하게 느꼈지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더 절절하게 느낀 것은 의외로 혹은 당연하게도 그 조건들을 뛰어 넘고 자신의 삶을 위해 타고남을 뛰어넘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고,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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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더하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
🎬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
ㄴ 14년 장기 연애 커플이 이별 파티를 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반복'이 반복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관계이고 사랑이고 삶이 아니겠는가. 반복과 축적이야말로 그들이 함께한 시간을 대변하는 것이고, 시작과 끝이라는 수평의 대척점은 떄론 순환하여 만나기도 한다.
🎬 트레버스티
ㄴ 몽골 사회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사건사고라고는 소동뿐인 작고 고요한 마을의 병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다. "국민 없는 국가"에 대한 외침.
🎬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ㄴ 원제는 '아르망'. 한국에서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제목에서 정보가 더해진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작 전 감독 인사 영상에서 "열린 마음으로 봐 달라"는 말이 있었고, 영화는 내내 이걸 시험했다. 과연 그럴까? 이 이야기의 모든 시작이 아르망일까? 쥐스틴 트리에의 <추락의 해부>가 생각났던 영화.
부산에서 지금 딱 한 곳 다시 갈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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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에 읽은 책
📚 미래의 자리 | 문진영 | 창비
ㄴ 현실에 남아 있는 우리 모두의 '미래'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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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사랑하기
어려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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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and nest⦦
제안 문의 협업은 아래 메일로
seedsofthought.bi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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