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말의 사유: ⎆실패 이력서
안녕하세요, 생각씨앗입니다.
어떤 레터를 보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올해의 OOO을 선정해서 보내보려고 했다가, 정하기는 지난주에 정했습니다만, 마음이 들뜨지 않고 그럴 수도 없어서 쓸 수가 없더라고요. 대신 올해 겪은 안 하고 안 된 것들(a.k.a. 실패 이력서)을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1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 연말은 유독 시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평안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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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하는 마음 어떻게 읽으셨나요? ///
📥 이타적인 것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봤었는데 원래 나를 위함이 맞다고 생각해요 대신 그 나라는 범위가,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단 얘기를 좋아합니다, 그렇게 넓어진 세상 속 나를 위함이 있는거라 생각해요, 요 몇 주 간의 일들이 계속 생각납니다.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도 함께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이 정말 와닿았었는데 말이죠.
📥 그분에게 열렸다고 말한 것도 배려이긴 한데, 그게 자기 이익도 생각한 행동이라니 뭔가 공감가기도 하고요. 사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도 결국엔 서로에게 좋은 결과가 있는 거니까요. 그런 마음가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편리함도 챙기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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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눈질 👀 /// 구독자 메시지에 언급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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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때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주산학원의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맹렬한 기세여서, 이십여 명의 아이들이 현관 처마 아래 모여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도로 맞은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듯 그 처마 아래에서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고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발을 보며,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느끼며 기다리던 찰나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나와 어깨를 맞대고 선 사람들과 건너편의 저 모든 사람들이 '나'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저 비를 보듯 저 사람들 하나하나가 비를 보고 있다. 내가 얼굴에 느끼는 습기를 저들도 감각하고 있다. 그건 수많은 일인칭들을 경험한 경이의 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문학을 읽고 써온 모든 시간 동안 이 경이의 순간을 되풀이해 경험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라는 실을 통해 타인들의 폐부까지 흘러들어가 내면을 만나는 경험. 내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을 꺼내 그 실에 실어, 타인들을 향해 전류처럼 흘려 내보내는 경험.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습니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지. 그것들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졌고, 지금도 던지고 있는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세계에서 우리가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에 우리의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이 행성에 깃들인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일인칭을 끈질기게 상상하는,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들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폭력의 반대편인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문학을 위한 이 상의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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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이곳을 사유서를 쓰시오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이곳을 생각씨앗의 처음이 궁금하시면 이곳을 탐방해주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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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아래는 지난 뉴스레터입니다. 미처 읽지 못했다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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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대학원 다닐 때라서 세미나에서 쓴 텀페이퍼로 '작은연구'를 지원해 보았지만 떨어졌지요. '디지털 장소만들기' 관련한 주제였습니다. 참고로 저는, 교수님들께 이거 하고 싶어요!!! 같이 해요!!!를 못하는 성격입니다. 이게 사실상 가장 큰 문제죠. ㅎ
*기관에서 작은연구를 붙여 쓰기 때문에 붙여 썼습니다. 고유 명사처럼 쓴다고 생각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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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4월) 노션에 웹진 비스무리한 거 하려다가 관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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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당시에 영화 글을 (최대한) 주마다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기 연재 글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 글 써서 올리고 열람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어서 시도해 봤으나... 1) 볼 사람 없음 2) 홍보 못함 <- 능력 부족 3) 미감 떨어짐 <- 능력 부족 4) 콘텐츠 수급 계속 해야 하는데 역시 능력 부족 자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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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6월) 1. 출판사 인스타그램 계정 꾸준히 올려야지 결심했지만 작심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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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5월-6월은 꾸준히 올리다가 6월 25일 다음 7월 9일 다음 게시물은 10월에 올렸네요 하하. 이유는... 제가 이런 거 올리는 감각이 떨어져서 어떻게 올려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뭔가... 말 그대로 어떻게 올릴지를 모른다...? 플러스 귀찮음과 게으름. 변명은 논문 쓰느라 고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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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하는 다른 소설 뉴스레터에서 한때 썼던 릴레이 소설을 공저의 형태로 탄생시켜 보려고 개요를 이렇게까지 정리했었지만, 시간이든 뭐든 딱 맞아떨어지기가 쉽지 않은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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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공간 신청하는 건데 1차는 통과했지만 2차에서 떨어졌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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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 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 강사 떨어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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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안 될 거였던 거 같은데 스스로 빠진 서류 있다면서 다시 보낸 사실이 민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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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언급된 '영화 글'이 바로 이 연재입니다. 23년 11월 말부터 24년 8월까지 쓰다가 현재까지 아무 글도 쓰지 않고 있는 중.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이것만큼 해보자 해서 했던 거라 나름 그래도 의미가 깊네요. 연재 텀이 길어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해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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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웹소설 공모전 그냥 생각만 하고 생각에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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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게 시놉시스 짜다가 생각했던 공모전은 이미 끝났고 아이디어는 잠들어 있는 중. 저는 참 끈기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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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자 하루에 쓰느라 와우... 대상 책은 그해에 출판된 책들 위주로, 그렇지만 아니어도 큰 제한 없이 자유롭게 고르는 거였고, 저는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로 썼어요. 얼핏 괜찮게 썼지만 아무래도 뭔가를 주장하는 식으로 전개를 했는데 논거를 깊게 고민하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부실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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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작업 열심히 했답니다. 구독자님 중에 제 책 꾸준히 읽어주신 일명 생각씨앗 수집가가 계신 걸 알고 있는데 (❤️) 아마 그분도 읽어 보셨을 저의 가제본 원고(약 1-2년간 잠들어 있음)...를 디벨롭하여 지원했었습니다.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네가 진짜 작가가 된다면"이라는 말을 듣고 쓰게 된 글들이죠. 그러게, 나는 진짜 남들이 생각하는 작가 같은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짜 작가도 아니고, 라는 생각으로 썼던 글들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게 된 독립출판의 고군분투와 글 쓰는 사람이자 책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 탐구 에세이랄까요. 언젠가는 나올 겁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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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 그래서 급발진해서 투고 했는데 거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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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제일 좋아하는 출판사 한 군데에만 했어요. 더 해볼까여? 아님 그냥 제가 만들까요? 고민하는 이유는 자본이 제일 큽니다. 제가 한다면, 시길(전자책 만드는 소프트웨어)을 배웠으니 전자책으로 나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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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수상작을 보면 대강 감이 오거든요. 이 원고는 안 될 것이란 것을. 역시나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았는데 연례행사처럼 하게 된다는... 언젠가는 선정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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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기존에 만들었던 책 중에 해외에 출판하면 좋을 듯한 책이 있어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해외 도서전에 직접 가지 않고 위탁해서 관계자들에게 책을 선보일 수 있게 돕는 지원 사업이에요. 선정된 출판사 보니까 이 역시, 오르지 못할 나무였습니다. 그냥 에이전시에 바로 돌진하는 것도 방법일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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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출판을 목표로 작업 중인 번역 동화가 있습니다. 그림 작가를 구하고 있어요. 어제 제안을 보냈는데 거절 메일이 왔네요. 원고는 니이미 난키치라는 일본 작가의 동화입니다. 기획 의도는 "우리는 우리 본연의 모습을 사랑할 필요가 있다. 어느 날 세상에 뚝 떨어진 우리에게 주어진 최초의 임무는 내가 떨어진 세계 속에서 나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야기 각각의 주인공 동식물들은 낯선 세상에서 자기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며 서서히 세계에 적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를 통해 저마다의 개성이 모여 하나의 조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때, 어린이를 비롯해 성인 독자들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소중함으로 나아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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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더하기
12월에 본 시리즈물
🎬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 간치쿠 유리 | 넷플릭스
ㄴ 영상미가 대단합니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느낌이 덜하고, 좀 뻔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긴 하지만 연출이 좋아요.
🎬 오징어 게임 시즌2 | 황동혁 | 넷플릭스
12월의 발견
🛠️ 생산성 기법인 '세컨드 브레인'을 실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PARA라는, Project-Area-Resource-Archive 네 가지 영역을 구축하고 삶의 아이디어를 해당 영역에 맞게 기록하고 실행하는 것이 주요 방법인데요. 여러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하고 실행하고 저장해 두는 제게 맞는 기록 방식인 것 같아 적용해 보았습니다. 수많은 기록과 자료를 어떻게 정리할지 늘 고민이 많았는데 나름대로 방법을 찾은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여러분께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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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이력서
그대에게도 이런 이력이 있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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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and nest⦦
제안 문의 협업은 아래 메일로
seedsofthought.bi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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