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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초의 사유: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안녕하세요, 생각씨앗입니다.
저를 소개할 때마다 애를 먹곤 합니다. 회사 다니냐는 물음에 장황한 대답을 늘어놓아야 하거든요. 프리랜서이긴 한데, 출판사가 있어서 어쩌고저쩌고. 그러면 누군가는 아, 그럼 작가군요? 라고 반응하는데 거기에 태연히 그렇다는 반응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 셈이죠, 정도로 반응하고 말아요. 장황한 설명과 어정쩡한 긍정은 스스로 작가라고 칭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겠지요. 처음부터 작가라고 하면 될 일일 텐데요.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 마음산책 | 요조 (216쪽)
지난 사유서에서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요조의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엔 '중간 저자'라는 언급이 나옵니다. 작가가 본인을 '인기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잊힌 작가도 아닌 애매한 위치'의 중간 저자가 아닐까 생각하는 부분이죠. 흐음, 그럼 저는 무엇이라 명명해야 좋을까요.
오늘 사유서의 씨앗들은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 무엇이 되려고 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저도 저를 어떤 작가라 할지, 또는 작가 아닌 것이 될 것인지, 어떠한 단어로 나를 말할 것인지 오늘의 씨앗들을 돌보며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럼 3월도 사유합시다.
이창호: 예를 들면 웃을 때 옛날 같으면 파하학(코미디언 웃음) 이렇게 웃었다면 지금은 이렇게(배우 웃음).
김희애: 그게 나뻐? 좀 그렇게 하면 안 돼? 그렇게 하겠다는데. 자기의 애티튜드를 갖고 싶다는데.
침: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거야. 이제 개그맨이잖아. 근데 개그맨보다 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김: 그럼 안 돼?
(...)
침: 그렇네?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 왜 그러면 안 됐을까? 난 왜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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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처럼 군다는 이창호의 애티튜드가 뭐 어떠냐는 배우 김희애의 말이었습니다. 이때 대화를 영상으로 보면 이창호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김희애가 긴 고민도 없이 "그게 나뻐?"라고 말하는데 왜 제가 카타르시스가?
⌇작가이거나 쓰레기통이거나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 한겨레출판 | 유선애 인터뷰집 中 인터뷰이 이슬아 부분 (301~302쪽) *제 독서 기록 스크린샷
"쓰는 일로 한 달에 5만 원밖에 못 벌 때에도 스스로 작가라고 주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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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부터 꾸준히 글을 써왔지만 문단 내 등단 시스템의 동의와 인정 없이 스스로 작가가 돼 독자를 만들어 나갔"는데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합니다."라는 인터뷰 질문에 대한 작가 이슬아의 대답. 내가 꽂는 깃발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게 이슬아의 방식이라 할 수 있겠네요.
﹆ 개그맨 김경진 모델 전수민 부부가 나온 회차. 오은영 박사는 김경진은 체면이 조금이라도 구겨지는 걸 참지 못하는 성향이라 설명합니다. 곧이어 악플을 이유로 드는 김경진에게 배우 김응수가 해준 말. 물론 쓰레기 버리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만, 그를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기꺼이 쓰레기통이 되어 주리라며 다 받아들이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 같아요.
⎯ 도훈에게 연습생이 꿈이었다는 말을 듣고 연습생을 자랑스러워했다는 맥락이 읽혔습니다. 그런 점에서 통상 지나가는 단계 정도로 여겨지는 연습생도, 취준생도, 퇴사자도 다 그 자체가 고유의 의미를 품고 있는 자격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위치들이 서로 모두 같다고도 할 수 없고 같은 것으로 퉁칠 수도 없겠지요. 다만, 흘려보내는 과정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되는 이런 이름들에게도 예쁜 구석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고 저는 그 예쁜 구석을 구석구석 찾아 자랑스럽게 얘기할 자신을 얻었답니다.
❍ 생각 더하기
3월에 본 영상물
🎬 폭싹 속았수다 | 연출 김원석, 극본 임상춘 *보는 중
ㄴ 초반 분위기로는 제주도판 파친코(소설만 읽음) 느낌. 근데 작품이 찍는 방점의 위치가 조금 다른 느낌? 엄마와 딸, 그리고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삶의 서사로 보편의 역사를 쓰는 법.
발견
▶️ 신인류의 사랑 [유튜브]
ㄴ "그냥 우리가 함께 있는 순간만이라도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지구인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보내는 외계인의 속삭임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 세계경제 가이드북 [유튜브]
ㄴ '모든 OO 1분 요약'이라는 콘셉트로, 정치사상, 경제 용어, 논리적 오류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 용어를 모아 간단하게 설명하는 정보성 유튜브 채널.
▶️ 하나투어 [유튜브]
ㄴ 하나투어 공식 계정의 여행 상품 홍보 영상. 근데 심상치 않다... 광기의 직장인이 여기에 또 ㅋㅋㅋ 무해한 밈 파티와 귀여운 동물들, 한국식 짬뽕 영어의 환상 콜라보.
📥 목표가 비현실적이거나 제 건강이 위협받을 때는 과감하게 멈추는 게 맞다고 느껴요. 프로젝트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다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병난 경험이 있습니다. 기회는 여러 개 오고 다 할 수 있다고 해야 할 거 같아서 다 한다고 했다가 호되게 당했죠 머 오늘 뉴스레터에서 할 수 있는 거 없는 거 가늠해야 된다는 부분이 진짜 와닿았습니다. 이걸 못해서 그지경 된 경험이 너무 있었기 때문에
📥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부터 포기가 맞음
📥 웬만하면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제 열정이 식은 게 문제인 때가 많아서요. 그거 때문에 포기도 해보니까 후회만 남길래 그런 게 이유면 포기하지 않기로 헀고 비슷한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말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