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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말의 사유: ⎆ 주객전도 노노
안녕하세요, 생각씨앗입니다.
샤워하다가 든 생각인데요.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잊고, 객이 주가 되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의 목적을 자꾸 잊어요. 제가 발견하고 느끼는 소소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을 담는 게 이 뉴스레터의 원래 목적이었는데, 자꾸 좋아 보이고 그럴싸한 걸 쓰려고 찾아 헤매고 앉아 있어요, 제가.
어이없음.... 그래서 그러지 말자고 쓰렵니다.
저번에 말씀드린 제 신간은 『하는 일은 가짜작가』로 제목을 땅땅! 결정하고 7월 11일을 발행일로 정했습니다.
그럼 다가오는 7월도 사유합시다.
2025-06-30
추신. 예전 레터에 삽입된 링크가 레터마다 계속 들어갔더라고요...? ㅠㅠ죄송합니다.
⌇관계에서
💾 안재현 AHN JAE HYEON 13년차 연애 중인 친구 커플과 수다 떨어요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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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가 나랑 엄마, 가족들 아니냐. 근데 왜 나랑 엄마한테 예민하게 구냐. 너는 잘못됐다."
⎯ 배우 안재현의 친구 커플 이야기입니다. 13년 차 연애 중인 이 커플이 헤어질 뻔했었던 때가 이때래요. 남자 친구가 너무나 일에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 무척 예민했대요. 여자 친구는 지금 뭐가 중요한 건지 생각해 보라고 했고, 남자분은 결국 우리의 행복이 중요한 거면 돈만 쫓을 게 아니었다는 걸 느끼셨다고 해요.
⌇목표를 위해서
📚 은소홀(글) 노인경(그림)의 『5번 레인』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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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루야, 수영 그만둬도 하늘 안 무너져. 하늘 무너질까봐 수영하는 거면 알아 두라고."
⎯ 수영하는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나루는 수영선수의 꿈이 있어요. 그리고 재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엄청난 승부욕과 열정을 가졌죠. 그리고 이런 나루에게는 수영에서 다이빙으로 전향한 언니 버들이 있습니다. 나루는 수영에 몰두해 있기 때문에 수영을 관둔 언니를 이해하지 못하죠. 문장은 버들이가 나루에게 말하는 내용입니다.
소설은 수영에 재능과 목표가 있는 나루가 라이벌 초희의 등장으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과 성장을 그립니다. 이를 통해, 경쟁 상황에 놓이는 우리가 진정한 경쟁과 올바른 성취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을 묻습니다.
⌇삶에서
🎞️ 벤 스틸러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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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순간 속에 머문다고요?"
"그래. 바로 저기, 그리고 여기."
⎯ 영화에서 월터는 사진가 숀 오코넬을 찾아야 하는데요. 결국 만나게 된 숀과 월터의 대화입니다. 숀은 눈표범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죠. 그러나 정작 표범이 나타나자 찍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에 머무르기 위해서.
❍ 생각 더하기
6월에 읽은 책
📚 김보희의 『사업일기』 (터틀넥프레스)
ㄴ 주목받는 1인 출판사 터틀넥프레스의 대표가 쓴 사업일지입니다. 공감도 하고 의지도 채울 수 있었습니다.
📚 리디아 데이비스의 『형식과 영향력』 (에트르)
ㄴ 아직 초큼밖에 못 읽었습니다.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 스타일이 장르 경계가 없고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스타일을 다 녹여내며 그걸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한 부분까지 읽었는데 흥미로웠습니다.
6월에 본 영화
🎞️ 모함마드 마술로프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ㄴ 이란의 히잡반대시위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소셜미디어 영상들이 아마 진짜 그때 당시의 영상인 거 같아서... 어후... 영화 소개에 '용감한 걸작'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동감해요.
6월에 감상한 오케스트라 공연
🎺 지브리&디즈니 OST 페스타
ㄴ 즐거웠습니다. 어렵지 않고, 유쾌하고. 다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특히 퍼커션 연주자분들이 넘나 존경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일구기를 시작했기에 아는 거잖아요. 나만의 작은 텃밭을 일구는 것. 어딘가 무엇이든, 물리적으로 정말 풀을 심든 아니든. 리틀 포레스트처럼, 당근밭 걷기를 한 안희연 시인처럼.일구면 뭐든 되는거라 생각해요. 안 자라나 싶었던 씨앗 하나에도 그래도 한 주 더 한 번 더 라는 가능성과 기대감이 있다면 그거라도 자라나고 생겨나는 거라 봐요.
저에게 요가를 알려주던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렇게 오래한 친구도 하고 싶은 동작이 더 있는데 어렵다 하더라고요. 수련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보니 요가 선생님을 포함해서 주변에서는 마음비우기를 권한다고 하더라고요. 요가가 특히 더 그런 요소가 있다 보니 주변 말도 어떤건지는 이해는 됐는데요. 친구는 정말 잘 하고 싶대요. 그 말을 딱 듣는데 그럼뭐 응원해야지 싶더라고요. 하고 싶으면 해야죠. 하면 되는거고요. 어떻게 잘 하냐 하는 건.. 사실 저도 모르는 방법이지만... 설명을 해줄 수는 없겠지만..ㅎㅎㅎ 같이 고민해보자고 했어요, 또 시간이 약이라 하면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만큼 함께하는 자신이 있기에 되는 거라 생각해요. 어떤 게 되는 건지는 몰라도 누구든 뭐든, 하고 싶으면 하고 잘 하는 걸 원한다면 잘 하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저 또한 무언가를 일구고 있는 것....! 요가 친구처럼 저도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 하지만 저는 또 웃긴 게 그 마음을 은근히 부정해요. 사실 그러지 않아도 되잖아요? 친구분처럼, 잘하고 싶어! 이렇게 하면 되는데,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제가 부끄러운가봐요. 그리고 잘 안될까 봐 무서워해요. 핳. 뭐든 작은 텃밭 일구기라고 생각해야겠어요. 하고 싶으면 하고 잘 하고 싶으면 잘하길 바란다는 말에 응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