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재밌게 읽은 웹소설이 있는데요.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라고, 남녀주인공의 영혼/몸이 바뀌어요. 과거의 드라마 <시크릿 가든>처럼요. 주인공들은 상대의 몸으로 살아보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몸이 바뀌지 않고서는, 그런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거죠.
완벽한 이해를 바란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다 그냥 알게 됐습니다. 나에 대한 온전한 공감은 누구도 주지 못한다는 걸. 나 또한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걸. 그렇기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어떤 면은 그대로 거기에 두고 그 사람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럼 남은 7월도 사유합시다.
2025-07-16
⌇모든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네가 좋았어
💾 민음사TV "고학력 농담의 비밀(?)…"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이 요즘 읽고 쓴 책|나는 농담이다, 친구의 표정, 워드슬럿, 꽤 낙천적인 아이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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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아 너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난 네가 좋았어.
『관객모독』을 읽었을 때 느낌과 비슷하지."
⎯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이 민음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읽은 책과 쓴 책을 소개해요.『관객모독』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그 책을 선물한 서울출판학교 동기 김민경 편집자에게 받았던 편지를 읽으며 언급되었어요. 이 콘텐츠에서 책 소개도 좋았는데, 이 부분이 참 좋았어요.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구석구석을 다 이해해야 할 것만 같지만, 실은 이해할 수 없어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음에도 깃드는 애정이 이유 있는 애정보다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마주 보지 않고」에는 오해를 피하고자 마주 보지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우리'가 등장합니다. 서로 듣고 있으면서도, 그 말에 반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오롯이 전해지지 않는 말들. 입을 다물어 버리는 그 상황을 너무 알겠고, 시집에서 가장 감명 깊은 시였어요.
⎯ 영화 <어바웃 타임>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배우 빌 나이가 연기에 대해서 말합니다. 사실, 영상에서 발췌한 아무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는 내용은 영상 주제에 맞게 연기 조언의 일환인데요. 누구나 떨리고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이 있는 게 당연하니, 그러한 때가 있더라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준비한 대로 프로 의식을 갖고 자신을 가지라는 맥락에서 언급된 말입니다. 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는 대로 괜찮네요.
❍ 생각 더하기
7월에 본 프로그램
▶️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 넷플릭스
ㄴ 와우... 연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진짜 강추입니다. <환승연애>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감정과 서사가 밀려올 거랍니다? 청춘물의 성장 서사를 보는 거 같아서 마음이 쓰이고 응원하게 되며 나를 돌아보게 된답니다. 서투름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출연자들에게 배울 점이 많아요.
사람의 심리란 게 그렇지 않나요, 좋아 보이고 그럴싸해 보이는 건 또 그럴 만하게 매력적이니까 당길수 있다고 봐요, 취향인 줄 알았는데 유행이었다 하는 말 본 적 있는데 저도 조금 더 깊게 파고들자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유행이 꼭 나를 벗어난 가짜인 건 아니잖아요, 한 번씩은 가벼워져도 좋겠어요 여름이잖아요 히히 주객전도는 맞는건지 주객전도라 한들 그게 그렇게 틀린 건지.. 흔들리지 않을 기준점잡기로, 옳은 방향이란 건 중요한데 그래도 한순간에 한 번씩은 자연스레 드는 생각과 과정을 너무 부정할 필요도 없지 않나 싶기는 해요, 세상이 중요하게 보는 것들을 같이 가져간다고 합시다 그냥, 그래도 때때로 의식하고 있음이 깨어있는 거고 이런 과정이 있기에 그런 자신을 또 알게 되는 거지 싶어서요, 장기적인 일이잖아요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해요
✉︎↩︎맞아요. 실은 뭐가 좋다 나쁘다 구분 지을 수도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좋은 주객전도도 있죠. 실제로 지난 레터를 보내고, 레터를 읽은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좋은 주객전도 얘기를 나눴거든요. 흔들리지 않을 중요한 기준점은 지키되, 융통성 있어야 하는 걸루... 항상 드는 생각이, 무슨 주제를 갖다 놔도 결론은 '균형이 중요하다'로 가게 되는 거 같아요. 아마 그러기 위해서 항상 기민하게 의식하고 있어야 하는 거 같구요. 좋아요, 그럴게요. 힘들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