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도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블루 피리어드>에는 이런 대사가 등장합니다. "노력하지 못하는 아이는 좋아하는 게 없는 아이였어요."
좋아하는 게 있으면 노력한다는 소리잖아요. 이걸 곱씹다 보니, (만화의 맥락과는 상관없긴 합니다만) 좋아하는 것을 위한 노력에는 '하기 싫은 걸 하는 일'도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것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수행은 하기 싫을 때도 있잖아요. 이상한 예를 들자면, 깨끗한 집이 좋지만, 청소는 싫다든가? 하지만 깨끗한 집을 위해서는 청소를 해야 하고요. 오늘은 하기 싫은 것을 감당하는 메시지 세 가지를 골랐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감당해 보시렵니까?
그럼 다가오는 8월도 사유합시다.
2025-07-31
⌇두려워서 하기 싫었던 일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아이러니
💾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Matt Rife on How TikTok Stopped Him from Quitting Comedy |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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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always hated social media.
I think it's so negative, and it just stresses me out.
But one day, I was just like, 'How long can I go against the grain and it not work?'
So I started posting sporadically.
(...)
The irony of something you dreaded doing changing your entire life."
"원래 SNS를 정말 싫어했어요.
부정적이라고 생각했고, 스트레스 받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아무것도 안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끔씩이라도 글을 올리기 시작했죠.
(...)
두려워서 피하고만 있던 일이 결국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게 정말 아이러니해요."
*챗 GPT 번역
⎯ 엇. 지난 레터에 이어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이야기네요. 스탠드업 코미디언 맷 라이프는 무명 기간이 12년이었다고 하는데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날의 코미디쇼 영상이 틱톡에서 바이럴 되어 3천 만 뷰를 기록하고 스탠드업 코미디계의 스타가 되었죠.
지미 팰런 쇼에서 그는 SNS가 정말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설명해요. 뉘앙스를 들어 보면 영상을 올릴 때도 꾸준히 결심하고 한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올렸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라도 한 것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말합니다.
사실 하기 싫은 일을 감당한 그에게는 1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토크 쇼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하룻밤은 그 시간과 시너지를 이룬 결과겠죠.
⌇어쩐지 꺾이는 무릎으로라도 한발 한발 용기를 내서
📚 정멜멜의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 (책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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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긴 밤이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중 가장 싫은 순간에 대한 질문에 ‘차에서 내릴 때’라고 답변했다는 일화를 떠올린다.
(...)
결국은 모두가 불안과 공포를 모래주머니처럼 다리에 묶고 무게를 이겨가며 터벅터벅 걸어 나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쩐지 꺾이는 무릎으로라도 한발 한발 용기를 내서 나아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270쪽)
⎯ 정멜멜 작가의 에세이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에 실린 문장입니다. 사진작가이자 디렉터로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작가의 고민이 드러나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한스 짐머도 무서워서 싫은 마음을 감당한다면서, 저자도 용기를 되새깁니다.
이들의 '하기 싫은 것'은 제대로 된 것을 만들고 싶은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네요.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찌 됐든 한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한 법.
⌇잘 하려면 넘어야 하는 힘든 고비
💾 지식인사이드 "제가 그걸 왜 해요?" 사회성 없는 요즘 애들 '이렇게' 가르쳐야 합니다ㅣ지식인초대석 (조선미 교수 풀버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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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테면 재미로 한번 해 볼 수 있어요. 뭐가 됐든. 근데 그거를 잘하려면 힘든 고비가 있어요. 근데 그걸 넘어가야 돼요. 이거는 하고 싶은 마음으로는 못 넘어가요. 견뎌야 돼요. 근데 힘든 걸 자꾸 재밌게 넘어가라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
잘하는 모든 사람들은 고통을 견디면서 거기까지 왔어요.
(...)
뭐 게임을 좋아해, 근데 게임 회사에 갔어, 거기선 게임하는게 아니라 만드는 거잖아요.
'재미 없네, 내 일이 아닌가 봐' 이렇게 쉽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어 놔요. 그러니까 이게 일정 수준에 올라가려면 누구나 다 힘든 건데 '네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하면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게 불가능하고 아무리 좋아해도 직업이 되면 힘들걸요. 직업으로 만들기까지도 힘들죠."
⎯ 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조선미 교수의 설명입니다. 그녀는 요즘 세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직업으로 삼고 '재미'를 붙여서 무언가를 하게끔 지도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어도 잘하기 위해선 재미있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벽을 만나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만난 벽들을 잘 넘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인지도 몰라요.
❍ 생각 더하기
7월에 본 웹툰
🖼️ 중간에서 만나
ㄴ 중후반부로 갈수록 서사를 쌓아가는 방식이 대단함. 44화에서 눈물 또륵하고 96화에서 완전히 리스펙. 휴재 기념으로 다시 정주행하니 복선도 낭낭했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¹ ✉︎ 저는 설득하는 편요. 애인한테 심해지는 것도 있는데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고 가족한테는 진짜 더 그러는 거 같아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잘 느껴지고 그걸 더 고치고 싶나봐요. 지금 쓰면서근래에도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디 논리정연하게 설명했지만 장렬하게... 실패... 레터처럼 가만히 두는 방법도 써봐야겠어요.
✉︎↩︎ 그르네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부각되어 느껴지고, 나는 그걸 너무나 설득하고 싶지어지고, 그러면 또 서로 답답해질 때도 생기고. 이런. 다음에는 가만히 넘기시고 후기 나중에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