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끝났습니다. 2026년의 다짐이 있으신가요? 저는 몇 년 전부터 투두리스트 형식의 계획을 세우는 대신, 새해의 방향성 같은 걸 정하는데요. 2026년부터는 좀 더 목적 있는 삶을 지켜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 책임지고 싶지 않은 것에 곁을 내주고, 회피하고 싶은 일에 도망하지 않고, 알지 못하는 것에 주저 없이 바보가 되며, 아는 것에 알량하게 굴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올해의 OO'을 정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몇 달의 휴재 기간을 갖고 새로운 계절(시즌3)로 돌아오겠습니다. 저를 기억 속에서 재워 두시고 평안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깨워드릴게요. 해피뉴이어!
2025-12-31
⌇올해의 영화
🎬 세계의 주인 | 윤가은
✳︎
- 너는 남들은 다 잘하는데 너만 유독 못하는 게 있어? 다른 사람들은 다 쉽게 하는데 나만 어려운 그런 거.
- 사랑?
- 나는 용서.
✳︎
"내 인생 아직 망하지 않았어.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줘."
﹆ 제가 원하는 한국영화랄까요. 한국영화를 볼 때면 저의 모국어와 제가 살아가는 층위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세심하고 통렬하게 담아내길 늘 바라고, 올해는 <세계의 주인>이 가장 그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극중의 세차장 장면은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배우의 연기와 영화의 미장센과 각본의 대사와 관객의 감정이 단 하나의 지점으로 모이는 궁극의 순간을 느낀 것만 같았습니다.
⌇올해의 책
📚 사월날씨의 『수치심 탐구 생활』 (왼쪽주머니)
﹆ 좋게 읽었습니다. 최근 애니어그램을 찾아 보다가 2, 3, 4유형이 수치심과 관련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제가... 예... 그중 한 유형입니다. 이마 치면서 읽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수치심'을 주제로 다루면서 자기 감정과 이야기를 수치스러울지라도 드러낸다는 점부터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해외 에세이처럼 논픽션 에세이 스타일에 가까워, 책에서 감성적인 에피소드 보다 주제적 통찰을 탐색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올해의 열일
﹆ 올해는 다른 출판사에서 인세를 받고 단편 소설도 쓰고, 제 출판사에서는 '일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3종의 책을 출판했으며 그중 2종은 쓰기도 했습니다. 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출판기획을 해 하나의 큰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따라 3종 정도의 책을 매년 만들어 보려고 해요. 내년(아니고 올해) 머스트 씨드는 '계획'이라는 주제로 책을 출판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ㄴ <대홍수>에 대한 미움을 멈춰주세요ㅠㅠ 화제의 그 영화... 저는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SF라는 사실을 알고 봤기 때문에 순수한 평가는 불가능했습니다만, 흥미롭게 봤습니다. '게임빙의물'같은 느낌이군! 라고 이해했을 때 가장 이입할 수 있었고요. 대신 영화가 현실 세계와의 괴리감이 있는데, 이게 혹평의 근본적인 원인이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