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훔친다는 것은 작든 크든 그것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빼돌린다는 점에서 유독한 행위 같아요. 그리고 '사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그 빼돌린 가치로 돌려막기하듯 채워왔던 것 같습니다.(...) '사미'가 그토록 채우고자 했던 결핍은 무엇이었을까요?"
- 작가 인터뷰
⎯ 소설에서 주인공 사미는 '도둑질'에 재능이 있다고 서술됩니다. 날 때부터 엄마에게 있는 무언가를 훔치며 태어났기 때문이라죠. 소설은 재능인 듯 재능 아닌 그 재능을 따라 사미의 선택과 성장을 그리는데요. 저는 읽으면서,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재능을 다루는 방식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또는 가지고 태어나지 않음으로 인해서 커가면서 서서히 스며드는 결핍을 주목한 점이 좋았습니다. 소설은 주인공과 그 외 인물을 통해 이 둘의 경우를 다루기도 하고요, 주인공과 인물들은 그 결핍을 소화해내기 위해 어떠한 선택들을 합니다. 재능이란 것은, 그리고 그 재능을 발휘한다는 것은 모종의 한계에 계속해서 부딪히는 일이고, 어쩔 수 없이 결핍과 관계를 맺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편, 재능은 있는 것으로 믿어야 안심되는 것이기도 하죠. 인간이 느끼는 존재 가치와 결여는 재능에서 오기도 합니다. 사미의 재능은 정말 도둑질이 맞을까요?
⌇가문과 재능
🎬 국보 | 이상일 (요시다 슈이치 / 원작)
✳︎
"내가 지금 가장 원하는 건 너의 피야. 내겐 나를 지켜줄 피가 없어."
- 키쿠오
"나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
- 슌스케
⎯ 기다리고 기다렸던 <국보> 드디어 봤습니다. 영화에는 두 인물이 나옵니다. 가부키 가문을 이을 후계자 슌스케와 가부키의 여성 캐릭터 '온나가타' 연기에 발군의 재능을 지닌 키쿠오입니다. 그러나 키쿠오에게는 그 '혈통'이 없어요. 영화에 따르면, 가부키라는 예술 장르는 명문가의 세습 전통이 핵심으로 내가 어떤 성을 따르는지, 그러니까 어디 가문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해요. 영화는 키쿠오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혈통과 재능 사이의 긴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슌슈케와 키쿠오는 아주 좋은 라이벌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결핍이며, 그것을 채우는 관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재능은 넘쳐나지만 혈통이 없는 키쿠오와 적당한 재능과 혈통이 있는 슌스케. 둘은 과연 어느 순간에 스스로 인정하는 "진짜 배우"로 거듭나게 될까요?
ㄴ 제가 이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말했을 뿐이고, 영화는 더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열정과 재능
🎬 룩백 | 오시야마 키요타카 (후지모토 나츠키 / 원작)
✳︎
"그럼 후지노는 왜 만화를 그리는 거야?"
⎯ <룩백>에도 두 사람이 나옵니다. 쿄모토와 후지노. 그림과 창작에 재능이 있는 후지노는 그림을 그린 후에 받는 인정이 좋아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그러나 같은 학교인 쿄모토의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죠. 후지노가 그리지 못하는 그림을 쿄모토는 기계처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후지노는 상한 자존심, 열등감, 지기 싫은 마음, 그런 복합적인 마음이 들어 그림에 진지해지기 시작해요. 정작 쿄모토는 후지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이었고요. 둘은 그림에 어떤 마음을 쏟을까요? 둘의 동료애와 우정, 창작을 대하는 마음가짐 등을 통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균형감각을 맞추고 '진정한 목적의식'를 찾아갑니다.
❍ 생각 더하기
✽
여기에 담지 못한 더하기들은 몽땅 블로그에서 재잘거립니다. 업뎃이 더디네요... 잼나게 쓰고 싶어... SORRY....